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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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불어오는 찬 바람 속에도 봄 기운이 스며있다.
매화는 봄을 알리는 꽃 중에서도 가장 먼저 개화하는 꽃이다 맑은 향기와 청아한 자태로 봄소식을 전한다 징그럽던 긴 겨울을 지나 메마른 가지에 새싹이 돋아나듯 축 쳐진 어깨를 활짝 펴고 벚꽃 만개한 가로수길을 거닐었다.
눈처럼 소복소복 휘날리는 꽃잎을 맞으며 홀가분한 몸과 마음이 되어 집에 돌아왔다 귀가후 몸에 두드러기가 돋았다 병원에서 꽃가루 알레르기라고 했다 얼마 후 비염과 기관지염 증상도 나타났다. 꽃가루가 콧속으로 흡입되거나 피부에 닿으면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한다 면역성이 저하되면 심해질 수 있다고 한다.
봄은 생명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생체리듬의 급격한 변화로 건강악화라는 이중성이 있었다 유전성이 신체건강에 영향을 끼친다는 학설도 있지만 다른 이론이 대두되어 건강한 유전자를 타고나도 관리하지 않으면 병에 노출되고 좋지않은 유전자를 타고나도 관리하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티비에 전문가들이 나와서 하는 건강프로에 관심을 가지고 방법도 찾아보고 면역성을 키우기 위해 실천에 옮겼다 운동 식이요법 수면 등에 신경쓰면서 긍정적인 사고로 바꾸어나갔다 운동하기 위해 집밖으로 나왔다 집 근처에 서너군데의 공원이 있어서 운동하고 산책하기 좋았다 공원벤치에는 주민들이 앉아서 담소를 나누거나 나무그늘 아래서 바둑을 두며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의 소중한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있었다 산책길을 따라 몇바퀴 돌다가 집으로 향했다.
가끔 귀찮아서 며칠동안 운동을 하지않을 때도 있지만 갑자기 찾아 올 병마를 생각하면 게을리 할 수가 없다 요즘은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고 알레르기질환도 호전되었다 면역성이 생겼는지 벚꽃잎이 날리는 나무 밑을 지나와도 피부질환이 나타나지않고 자주 걸리던 감기도 뜸하고 병원에 다니던 횟수도 줄었다.
다른 동네에 살다가 운동하기 좋은 공원이 많은 서구로 이사오길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건강관리의 효과를 실감하는 지금 주어진 환경에 적응을 잘했느냐고 자신에게 물어본다 환경은 인간이든 동물이든 자기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누가 잘 적응했느냐도 중요하지만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남는게 최고의 능력이 아니겠는가 인간의 세포를 공격하는바이러스의 침범을 막기 위해 신체적 관리도 해야되지만 마음 속에 자리잡은 바이러스도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타인을 공격하여 곤란에 빠뜨리기도하고 매사에 부정적이고 이기적인 내면의 바이러스를 순수하고 정의롭고 따뜻한 면역성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초승달이 제 몸을 호수에 담그어도 이름모를 풀벌레들이 수면을 방해해도 불고 가는 바람이 파문을 일으켜도 저 홀로 출렁이며 가라앉으며 깊어지는 호수 하나쯤 마음 속에 담을 일이다 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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